중환자가 입으로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대신에, 혈관을 통해 영양을 취하는 가장 기본 영양소인 포도당 주사가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마치 밥에 독이 있음을 말하는 것과 같은 상식 밖의 말 같다. 세상 어디에서도 또 어느 누구에게서도 들을 수 없는 오직 8체질론만의 주장이라 공표할 수는 없었고 다만 해당 환자들에게만 경고하여 왔으나 30년 만에 처음으로 여기 그것을 쓰게 되어 조심스럽기도 하다.
목양체질에게 독이 되는 포도당
약 15~6년 전 미국 모의과대학 교수 한 분이 뇌종양으로 수술을 받은 후에 언어와 왼쪽 수족이 부자유하게 되어 내게 와서 치료를 받고 있을 때 일이다. 하루는 조그마한 종이조각을 가지고 내게 왔다. 그 전날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내 뒤에 앉아서 어느 환자에게 “포도당주사를 맞으면 큰 일이 난다”고 주의 주는 내 말을 듣고 문득 생각이나 숙소에 가서 가방을 뒤졌더니 마침 있어 가져왔다는 어느 동료 교수가 몇 년 전에 돌렸다는 불러튼(bulletin)이었다. 내용인즉슨, 포도당에 독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는 의심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그 후 소식이 끊어지고 말았다는데 나에게는 그것이, 마치 내가 외치는 메아리를 듣는 것 같은 흥분을 일으키게 했다.
물론 포도당주사가 누구에게나 중독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다만 인류 8분의 1에 해당하는 목양체질(Hepatotonia)에서의 문제이다. 이 말은 바로 선천적으로 간을 가장 강하게 타고난 목양체질의 간기능이 포도당 주사에 의하여 더욱 강화된다는 것을 뜻하며, 그것은 포도당이 간을 보강하는 영양소라는 것과 8체질론에서 목양체질은 포도당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채식을 못하게 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다시 말해서 포도당에 대한 친화력이 강한 장기가 간이며 그것은 포도당이 간을 보강하는 영양소라는 뜻도 된다. 그러므로 혈액이 모든 세포에 공급하는 포도당은 간의 영향력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목양체질의 전세포들은 모든 장기들 중에서 간의 영향력을 가장 많이 받고 형성된 세포들로 항상 간의 영향력이 과잉될 염려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목양체질이 포도당을 혈관주사를 통해 받는 것은 중독이 되나 포도당으로 화하는 밥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중독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먹어서 섭취되는 포도당은 몸 안에서 혈액 중의 포도당이 위험선을 넘지 않도록 글리코겐으로 만들어 간에 저장하므로 미리 조절하는 생명의 신비가 있지만 혈관에 바로 주사하는 포도당은 목양체질의 특성과 그 혈액 중 포도당의 위험선의 헤아림이 없이 주입하는 데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약 10년 전 어느 날 저녁, 한 친구의 부친께서 갑자기 운명하셨다는 전화를 받고 놀라 뛰어갔으나 시체가 있는 방문은 이미 닫혀 있었고 들어가 볼 필요도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왔으니 한번 뵙기를 요청하여 들어가서 보니 시체는 흰보로 덮여 있는데 이상하게도 아직 맥이 뛰고 있었다. 맥이 아직 뛰고 있다고 말하자 친구의 어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살아나기를 바랄 수는 없다해도 아직 멎지 않은 맥을 그대로 덮어 버릴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하셔서 침을 빼어 들었다. 시체의 체질이 목양체질인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라 결과를 생각할 수는 없었고 다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독치료를 했다. 치료를 마치자 장남 되시는 분께서 손수 다시 보를 덮고 어서 나오라고 하여 안방으로 들어가 막 그렇게 된 전후 사정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데 밖에서 “아버지 살아나셨다”하는 큰소리가 들려왔다. 뛰어나가 보니 시체는 어느새 일어나 앉아서 ‘동공산대’(동공이 확대되어 눈이 안 보이는 상태)로 보이지 않는지 이리저리 고개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맥을 보니 완전히 살아났다. “살아나셨습니다”고 소리치자 누군가가 “무슨 병입니까?”하고 묻는다. “내가 보기에는 포도당 중독 같은데 이렇게 된 전후 사정을 알고 싶습니다”고 했더니 다음처럼 설명한다.
내외분 함께 시골에 있는 옛 집을 둘러보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감기기운이 있는 것 같아서 제자(본인도 의사이므로)가 원장으로 있는 병원에 가서 주사나 한 대 맞고 가야겠다고 들르셨다. 그런데 포도당 주사를 찌른 지 10분쯤에 눈을 감은 것이 9일 동안 그대로 눈을 뜨지 못하다가 오늘을 넘기기 어려우니 모셔가라고 하여 집에서 운명하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다시 사신 할아버지는 그 다음 해에 금혼식도 맞으시고 건강하게 6년을 더 사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12~3년 전 어느 날, 당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였던 이명복 박사가 전화로 “언젠가 포도당주사를 맞으면 죽는다고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을 들은 것 같은데 그게 무슨 말이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왜 그러십니까?”라고 했더니 “여기, 그런 사실이 일어났어요”라고 하는 것이다.
“죽은 사람이 말이 많지 않은 사람입니까?”
“그렇지요. 과묵한 사람이지요.”
“그렇다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내가 곧 갈께요.”
이 박사는 바로 오셨다.
“아니, 언젠가 여기 앉아 들으니 어느 환자에게 ‘이 상황에서 포도당주사를 맞으면 죽는다’고 경고하는 말을 듣고 ‘왜 저런 무식한 말을 함부로 하는가’ 생각하고 말았는데 그런 사실이 주변에서 일어났어요!”
이 박사는 사건의 정황을 설명하며 그 이유를 물었다. 나는 ‘자’를 비유하여 설명했다. 이 박사가 쓰는 자가 미터라면 내가 쓰는 자는 피트일 때 이 박사의 자로 1자 밖에 안되는 것을 내가 3자라고 말한다면 이 박사는 웃겠지만 알고 보면 어리석었던 것 같이 학문도 패러다임이 달라지면 과거에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 후 2년이 지나 망년회로 모였을 때 이 박사는 “이제 나도 포도당 주사를 맞으면 해를 보는 체질을 분별하는 눈이 하나 더 생겼어요”라고 하면서 “뜨고 보니 그런 사실이 번번히 일어나는데 사람들은 천부당 만부당하게 생각하니 그렇다고 함부로 말했다가는 얼빠진 영감으로 취급당할 것이 뻔하여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목양체질에 있어서도 포도당은 필요불가결한 기본 영양소이다. 다만 혈관주사에 의한 포도당의 혈중 과잉이 공급될 때 그렇지 않아도 간의 영향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목양체질의 세포들이 포도당 중독에 걸릴 두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금양체질에 유익한 포도당주사
그러나 체질에 따라서는 포도당이 기본 영양소를 넘어서 보약이 되고 불치병을 치료하는 특효약이 될 수도 있다.
5~6개월 전에 70대 건강한 노신사가 와서 지금은 아무 표도 없지만 3개월 전에 중풍으로 쓰러져 병원 중환자실에 실려갔던 일을 말한 적이 있다.
그 때 상태가 회생가능성이 전무한 중태여서 진찰도 치료도 불필요하고 다만 포도당 주사로 시간만 지체되길 기다리는 정도였는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가는 대로 저절로 깨어나기 시작하여 포도당 공급 이외에 아무 치료 없이 그림자도 없는 완전 자연 치료가 되었다는 것이다. 병원에서는 불가사의로 생각하고 교회 장로인 본인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동안 그 체질을 알아챘으며 진찰결과도 생각 그대로 금양체질이었다. 그래서 나는 설명하였다.
“장로님에 대한 하나님의 은총은 전혀 회생 불가능의 상태로 병원에 가게 한 그것입니다. 백약이 듣지 않던 금양체질이 그 실망적인 상태 때문에 모든 치료를 피하게 만들고 반대로 다른 체질과 달리 영양소를 넘어서 그 체질에는 유일한 치료제가 될 수 있는 포도당만 맞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불가사의한 완치에 이르게 한 것이지요. 만약 그 때 치료라도 하여 볼 수 있는 상태로 병원에 갔던들 장로님의 오늘은 있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금양체질의 세포들은 항상 간의 영향력이 결핍한 상태로 되어 있어 포도당의 계속된 혈관주입은 그 결핍을 보완하므로 병을 낫게 하는 불가사의가 아닌 합리적인 치료법이 된 것이며 이것이 바로 금양체질에게 포도당이 풍부하게 함유된 채식을 권하는 이유이다.
최근에 또 한 환자가 내원하였는데 얼굴이 붉고 울툭불툭 부어 있어 이유를 물었더니 팔과 다리 그리고 등에도 보이는데 전신이 붉은 반점으로 덮여 있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만성간염으로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는데 병이 낫는 것이 아니고 활동성으로 점차 진행하면서 전신에 반점이 나타나고 간염수치는 60에서 3000으로 뛰어 올라 치료하는 의사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치료중단을 권고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은 그것이 효과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1년 4개월을 버텼는데 점차 더해가는 괴로움을 견딜 수 없어 마침내 치료를 중단하고 말았다. 그 후에 이런 저런 다른 치료들을 해 보았으나 다 쓸 데 없어서 기운이나 차려보겠다는 환자 자신의 생각으로 포도당주사를 맞아본 것이 무엇보다 기분이 괜찮은 것 같아 아홉 병을 맞았는데 혈액검사 결과가 뜻밖에도 3000에서 80으로 떨어졌더라는 것이다. 그의 체질은 그 말대로 금양체질이었다. 포도당 효과에 놀란 환자 자신도 어디선가 체질에 관계된 문제라는 말을 듣고 물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 후 그는 금양체질에 대한 체질 치료를 받고 전신의 반점도 다 정리되고 아직 간염 검사는 못 해봤으나 완전히 건강을 되찾았다.
포도당이 무엇이기에 무서운 독소가 되어 사람을 죽게도 하고 위대한 치료제가 되어 죽을 병을 고치기도 하는가? 포도당의 기본 영양소라는 뜻을 가볍게 생각하기 쉬우나 기본 영양소이기에 그 과잉은 그것을 받아 먹는 인간 세포들로 그만큼 이그러지게도 하고 복구되게도 하며 그 억제력과 보충력은 위대한 치료효과로 발휘된다. 그래서 8체질론은 목양체질의 음식표에 포도당 주사를 금하고 금양체질의 음식표에는 유익한 것으로 명기하고 있다.
기본 영양소인 포도당 혈관주입이 다른 체질들에게 주는 관계는 이상의 두 체질과 같은 치명적인 관계는 아니더라도 목음체질, 수음체질, 수양체질은 목양체질의 계열이고, 금음체질, 토양체질, 토음체질은 금양체질의 계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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